"‘헤어지자.’ 처음으로 사귄 남자의 갑작스런 선언. 사랑하진 않았지만 처음으로 자신에게 진심으로 다가온 남자였기에 사귄 남자와 헤어진 것뿐인데, 아연은 이상하게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것 같았다. 취해, 혼자서 흐느끼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 생소한 체온에 놀라 눈을 크게 뜨는데, 나름대로 상냥하게 느껴지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을 조심히 안는 남자의 품에 기대, 얼마나 소리 내 울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등을 두드려 주는 그의 손길과 금방이라도 잠이 들 것 같은 그의 따뜻한 체온. 그러나 다음 날 아연은 결국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섹스를 했다. 얼굴조차 모르는 남자와... 하지만 그것은 늪처럼 깊고 헤어나기 힘든, 지독한 사랑의 전조에 불과했다. 꼬이고 꼬여 버린. 머리론 거부하여도 감정과 육체는 이미 길들여진, 초인적이고 냉혈한 폭군 같은 사랑의 시퍼런 사슬에 불과했다..."
"‘헤어지자.’ 처음으로 사귄 남자의 갑작스런 선언. 사랑하진 않았지만 처음으로 자신에게 진심으로 다가온 남자였기에 사귄 남자와 헤어진 것뿐인데, 아연은 이상하게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것 같았다. 취해, 혼자서 흐느끼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 생소한 체온에 놀라 눈을 크게 뜨는데, 나름대로 상냥하게 느껴지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을 조심히 안는 남자의 품에 기대, 얼마나 소리 내 울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등을 두드려 주는 그의 손길과 금방이라도 잠이 들 것 같은 그의 따뜻한 체온. 그러나 다음 날 아연은 결국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섹스를 했다. 얼굴조차 모르는 남자와... 하지만 그것은 늪처럼 깊고 헤어나기 힘든, 지독한 사랑의 전조에 불과했다. 꼬이고 꼬여 버린. 머리론 거부하여도 감정과 육체는 이미 길들여진, 초인적이고 냉혈한 폭군 같은 사랑의 시퍼런 사슬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