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준체형이 목표인 26세 꽃띠처녀, 평원. “얼굴은 참 예쁜데, 몸매가 영…….” 어딜 가서든, 그녀가 듣는 말이다. 누군 빼고 싶지 않아서 이러고 사는 줄 아나? 체질이 이런 걸 어쩌라고? 그렇지 않아도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의 연속이건만, 오빠의 결혼식 이후 대형 스트레스감이 떡하니 출몰했다. 그건 새언니의 하나뿐인 동생 ‘강’이라는 불길한 이름의 사돈총각. “만나서 반가워, 사돈.”
온달장군의 후예인 봉성 온가의 차세대 영웅후보, 26세 강. ‘짧은 생각, 빠른 행동.’ 변태, 야동마니아, 치한 등등 피 끓는 사나이답게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는 시각보다 촉감을 우선으로 하는 쾌락주의자다. 그런 그에게 말랑말랑함의 대명사인 평원의 다이어트 선언은 매우 못마땅한 것이었으니……. 최고의 촉감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그는 묻는다. “밥 먹었냐?”
“흐어엉!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속만 긁어대고! 나도 보란 듯이 살 뺄 거야! 엉엉…….” “누가 너보고 뚱뚱하대? 어떤 새끼가 그래?” 지도 만날 뚱땡이, 뚱땡이 하고 노래를 부르는 주제에! 그냥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도 봐줄까 말까할 상황이건만, 눈치 없는 강의 닦달에 평원은 울컥 짜증이 치밀었다. “니 새끼다, 왜!” 니. 새. 끼! 너무도 쌈빡한 대답에 강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야, 김평원! 너 살 빼려고 한 거, 저 새끼 때문이냐?” “뭐?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저 새끼랑 붙어먹고 싶어서 살 빼겠다고 한 거 아니냐고! 왜, 저 새끼가 날씬한 여자가 좋다고 너보고 살 빼래? 그래서 그렇게 다이어트 하겠다고 꼴값을 떤 거냐?” “어머머! 기가 막혀.” 평원의 얼굴이 잘 익은 토마토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다이어트에 애먼 정 대리를 갖다 붙이질 않나, 거기다 꼴값이라니! 무슨 오해를 하고 저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강에게 불만이 가득 쌓여 있었던 평원은 도저히 참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야, 니가 뭔데 그딴 소릴 해? 막말로 내가 저 새끼랑 붙어먹고 싶어서 다이어트를 했든, 안 했든!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나한테 그딴 소릴 하는 거야?” “뭐, 뭐라고? 너 지금 말 다 했…….” “너도 미진이랑 붙어먹었으면서 왜 나한테만 그러냐고, 왜!” “!” 강이 움찔하며 입을 닫았다. 무언가 켕기는 일이라도 있는지, 능청스럽던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착잡하게 굳어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정 대리를 들먹이며 그렇게 쏘아대더니,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침묵하는 강의 모습에 평원은 울컥 화가 치밀었다. “물어내…….” 파르르 떨리는 손을 움켜쥐며 평원이 말했다. 쥐어짜듯 흘러나오는 그녀의 음성엔 강을 향한 원망이 가득했다. “내 첫 키스 물어내! 물어내란 말이야, 나쁜 자식아!” “……!” 절박하게 울려 퍼지는 평원의 외침에 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거 꿈 아니었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흰자위가 허옇게 드러난 그의 눈동자가 그리 말하고 있었다. 난데없이 알게 된 사실에 꽤나 놀랐는지, 연방 눈만 끔뻑대던 강이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야……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데, 한 번만 더 해보면 안 되냐?”
<작가 소개>
저자 : 김윤희
블루데빌이라는 닉네임이 이름보다 익숙함. AB형의 기질이 짬뽕된 O형. 날씨변화에 민감한 저혈압에 심한 조울증을 앓고 있음. 닉네임 블루데빌이 (정확히는 Blue Devils) 우울증이라는 뜻에서 따왔다는 걸 아무도 모름. 작은 것에 연연하면서 큰 것에는 대범해지는 이상한 성격. (큰돈보다 잔돈 쓸 때 더 고민함.) ‘하면 된다!’ 라는 막연한 말 보다, ‘안 되면 되게 하라!’ 라는 확실한 말을 더 좋아함. (죄우명임) 내가 쓴 글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세상에 태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음. (물론 사랑도 받길 원함.)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사랑함.
대한민국 표준체형이 목표인 26세 꽃띠처녀, 평원. “얼굴은 참 예쁜데, 몸매가 영…….” 어딜 가서든, 그녀가 듣는 말이다. 누군 빼고 싶지 않아서 이러고 사는 줄 아나? 체질이 이런 걸 어쩌라고? 그렇지 않아도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의 연속이건만, 오빠의 결혼식 이후 대형 스트레스감이 떡하니 출몰했다. 그건 새언니의 하나뿐인 동생 ‘강’이라는 불길한 이름의 사돈총각. “만나서 반가워, 사돈.”
온달장군의 후예인 봉성 온가의 차세대 영웅후보, 26세 강. ‘짧은 생각, 빠른 행동.’ 변태, 야동마니아, 치한 등등 피 끓는 사나이답게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는 시각보다 촉감을 우선으로 하는 쾌락주의자다. 그런 그에게 말랑말랑함의 대명사인 평원의 다이어트 선언은 매우 못마땅한 것이었으니……. 최고의 촉감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그는 묻는다. “밥 먹었냐?”
“흐어엉!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속만 긁어대고! 나도 보란 듯이 살 뺄 거야! 엉엉…….” “누가 너보고 뚱뚱하대? 어떤 새끼가 그래?” 지도 만날 뚱땡이, 뚱땡이 하고 노래를 부르는 주제에! 그냥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도 봐줄까 말까할 상황이건만, 눈치 없는 강의 닦달에 평원은 울컥 짜증이 치밀었다. “니 새끼다, 왜!” 니. 새. 끼! 너무도 쌈빡한 대답에 강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야, 김평원! 너 살 빼려고 한 거, 저 새끼 때문이냐?” “뭐?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저 새끼랑 붙어먹고 싶어서 살 빼겠다고 한 거 아니냐고! 왜, 저 새끼가 날씬한 여자가 좋다고 너보고 살 빼래? 그래서 그렇게 다이어트 하겠다고 꼴값을 떤 거냐?” “어머머! 기가 막혀.” 평원의 얼굴이 잘 익은 토마토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다이어트에 애먼 정 대리를 갖다 붙이질 않나, 거기다 꼴값이라니! 무슨 오해를 하고 저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강에게 불만이 가득 쌓여 있었던 평원은 도저히 참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야, 니가 뭔데 그딴 소릴 해? 막말로 내가 저 새끼랑 붙어먹고 싶어서 다이어트를 했든, 안 했든!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나한테 그딴 소릴 하는 거야?” “뭐, 뭐라고? 너 지금 말 다 했…….” “너도 미진이랑 붙어먹었으면서 왜 나한테만 그러냐고, 왜!” “!” 강이 움찔하며 입을 닫았다. 무언가 켕기는 일이라도 있는지, 능청스럽던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착잡하게 굳어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정 대리를 들먹이며 그렇게 쏘아대더니,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침묵하는 강의 모습에 평원은 울컥 화가 치밀었다. “물어내…….” 파르르 떨리는 손을 움켜쥐며 평원이 말했다. 쥐어짜듯 흘러나오는 그녀의 음성엔 강을 향한 원망이 가득했다. “내 첫 키스 물어내! 물어내란 말이야, 나쁜 자식아!” “……!” 절박하게 울려 퍼지는 평원의 외침에 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거 꿈 아니었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흰자위가 허옇게 드러난 그의 눈동자가 그리 말하고 있었다. 난데없이 알게 된 사실에 꽤나 놀랐는지, 연방 눈만 끔뻑대던 강이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야……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데, 한 번만 더 해보면 안 되냐?”
<작가 소개>
저자 : 김윤희
블루데빌이라는 닉네임이 이름보다 익숙함. AB형의 기질이 짬뽕된 O형. 날씨변화에 민감한 저혈압에 심한 조울증을 앓고 있음. 닉네임 블루데빌이 (정확히는 Blue Devils) 우울증이라는 뜻에서 따왔다는 걸 아무도 모름. 작은 것에 연연하면서 큰 것에는 대범해지는 이상한 성격. (큰돈보다 잔돈 쓸 때 더 고민함.) ‘하면 된다!’ 라는 막연한 말 보다, ‘안 되면 되게 하라!’ 라는 확실한 말을 더 좋아함. (죄우명임) 내가 쓴 글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세상에 태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음. (물론 사랑도 받길 원함.)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사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