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새벽 기차>

'새벽 기차' 라는 제목으로 첫 앨범을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내일'은 따뜻한 봄날 어쿠스틱한 사운드로 대중에게 다가간다. 내일의 첫 앨범 '새벽 기차'의 수록곡들은 이별의 감정을 소소한 단어들로 이루어진 가사로 표현했으며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전자 악기를 최대한 배제한 구성으로 전 트랙이 채워져 있다. 최소한의 악기 구성으로 기존의 가요와는 차별화 된 사운드를 추구하며 전 곡을 어쿠스틱 기타로 연주해 어쿠스틱 기타만의 따스한 음색을 물씬 느끼게 한다. 이와는 정 반대로 곡의 주를 이루는 화두는 '이별'인데 내일이라는 원맨밴드의 작곡자인 서정현이 겪었던 이별의 아픔을 날카롭고 차가운 도시 잉여인간의 감성으로 작곡한 곡들이기에 따뜻한 사운드의 이면에는 애인에게 버림받은 우울한 감성이 내재되어 있다.

앨범의 첫 트랙인 'Angel's table'은 오로지 그녀에게 선물하기 위한 곡으로 두 대의 클래식 기타로 녹음된 Instrumental곡이다. 그녀의 밥상이라는 뜻이란 말이다. 두 번째 트랙인 '너에게 간다'라는 곡은 가사만 읽어 보면 처음 시작하는 사랑의 설레임을 노래했지만 사실은 차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쓴 곡으로 가사에 나와 있는 사실 그대로 처음 만났을 때의 꿈을 꾸고 나서 그 때의 감정을 노래한 곡이다. 그래서인지 가사와는 반대로 매우 회한에 잠긴 톤으로 노래하려고 애썼다고 한다. 세 번째 트랙인 '새벽 기차'는 이 앨범의 뼈대와도 같은 곡인데, 이 곡을 필두로 이 앨범을 작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곡이다. 제목 그대로 차이고 술이나 매일 먹고 땡깡이나 부리다가 어느 날 하도 자신이 한심해 보여 떠난 여행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가던 중에 떠오른 곡이다. 네 번째 트랙인 '추억, 그린다'라는 곡은 '기억'이라는 화두에 답한 곡으로 사람이라는 동물의 망각이라는 유전자를 혐오하면서 만든 곡이다. 헤어지고 난 뒤에 괴로움에 못 이겨 너무나도 잊고 싶었던 기억들과 추억들이 망각에 의해 어느새 조금씩 희미해져 가는 것을 느끼며 멀어지는 그 기억(설령 가장 아픈 기억이라도)을 붙잡고 싶은 감정을 노래 했다. 이쯤 오니 그가 겪은 아픔이 뭔진 모르겠으나 정말 징하게 우울했구나 싶다. 여하튼 간에 다섯 번 째 트랙인 '사랑했나요'는 위의 곡들을 써내려가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쓴 곡인데 별의 별 생각을 하다가 이제는 '그 때 정말 네가 날 사랑하기는 했냐'라는 생각으로 오기에 젖어 쓴 곡이다. 여섯 번 째 트랙인 'Waiting for you'는 유일한 영어 제목 곡으로 날 사랑하기는 했냐고 물어보고 혼자 지쳐 제발 돌아오기라도 하라고 찌질하게 매달리는 곡이다. 기다리고 있다고 가사는 말한다. 일곱 번 째 곡은 결국 안 돌아온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여자를 만나 보기는 하는데 새로 만난 여자와 가게 되는 곳이 모두 '그녀'와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공간이어서 슬펐던 감정을 노래한 것이다. 그녀와 갔던 식당, 그녀와 마셨던 차, 그녀와 드라이브했던 길 모두 추억이 남아있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 혼자 어색해 슬펐던 감정 말이다. 여덟 번 째 트랙은 히든 트랙 격으로 노코멘트 하겠단다.

이상 첫 앨범으로 꽤나 우울한 곡으로 엄선해 발매하는데 이것은 그만큼 그가 이제는 우울하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