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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명 앨범 명 : 무녀도 〈산울림 50주년 기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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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도 〈산울림 50주년 기념 프로젝트〉
추다혜차지스
앨범타이틀 무녀도
앨범발매일 2026.10.02
앨범소개 앨범소개
추다혜차지스가 부르는 산울림의 ‘무녀도’
-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 일환… 광기와 펑키의 사이에서 꽃핀 신무가(新巫歌)
- 굿판을 대중음악 무대로 올린 차지스… 전설 향한 ‘전설적’ 커버

‘무녀도’(1979년 5집)는 아득히도 광활한 산울림 음악 세계에서도 손꼽을 ‘괴곡(怪曲)’이다. ‘휘두르는 칼에 악귀가 도망가네’로 시작하는 노랫말은 조지훈의 시 ‘승무’에 대척한다. 정중동의 승무가 아닌 신들린 무당춤을 묘사한다. 고수가 장단으로, 무녀가 바라로 굿판의 기운을 고조시키듯, 50초 넘게 울려대는 인트로 드럼 솔로…. 이어 못갖춘마디로 시작되는 공격적인 하드록 리프(riff), 스네어를 연타하고 심벌을 난타하며 질주하는 리듬, 의도한 듯 불안한 음정으로 하늘을 가르는 초고음 보컬. 블랙 새버스와 주다스 프리스트를 쌀알처럼 제의에 흩뿌린 뒤 펄펄 뛰며 합쳐낸 귀기 어린 곡이다.

사실 이 곡은 이 프로젝트에서 이미 한 번 쓰였다. 록 밴드 크랙샷이 2023년 내놓은 ‘무녀도’가 그것이다. 같은 곡이 한 기획에서 두 번이나 재해석됨은 결코 동어반복이 아님이기 때문일 것이다. 크랙샷의 ‘무녀도’는 몽환성과 비장미를 극대화했다. 심포닉 메탈을 방불케 하는 웅장한 분위기로 전반부를 꾸민 뒤, 윌리K의 울부짖는 기타 솔로를 신호탄으로 더블 베이스 드러밍과 함께 스래시 메탈의 쾌주가 이어졌다.

추다혜차지스는 누구인가. 올해 한국대중음악상 최고상인 ‘올해의 음반’을 수상한 자들이다. 지난해 낸 2집 ‘소수민족’과 2020년 1집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 단 두 장의 앨범으로 한국 대중음악 지형도에 새로운 깃발을 꽂아 넣었다. 밴드를 이끄는 추다혜는 국악인 출신으로 일찍이 밴드 씽씽의 멤버로 독특한 인상을 남겼고 이어 ‘사이키델릭 샤머닉 펑크(funk)’의 탄생을 천명하며 추다혜차지스를 창설했다. 펑크, 재즈, 레게, 힙합이 우리 전통 무가(巫歌)와 혼재하는 이들의 음악에 흑인음악 마니아도, 록 마니아도, 그저 신선한 음악을 찾는 마니아도 평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영어 단어 ‘possession’이 소유나 차지와 함께 홀림, 씜을 뜻함을 떠올리면 작명 또한 기막히다.

마침내 ‘레알’ 무가와 만난 무녀도라…. 조합부터 구미를 당긴다. 추다혜차지스의 ‘무녀도’는 원곡보다 조를 하나 낮추고 둔중한 베이스 사운드에 좀 더 방점을 둬 시작한다. 기타는 다른 악기와 함께 총공격에 나서는 대신 펑크적 긴장음들로 산개하며 느슨하지만 탄탄한 텐션을 형성해 간다. 추다혜의 보컬은 장삼을 휘휘 떨쳐내듯 저중력의 청간 공간 사이로 난 치듯 툭툭 활개 친다. 작두에 오르기 직전의 광기랄까. 중반부의 ‘좀 도와주세요. 비나이다’ 하며 애원하는 소리마저 그 미친 기운을 더할 뿐이다. 피날레에서 동요처럼 짧은 악절, 간단한 선율을 반복하는 남녀 보컬은 동자신이 강림한 풍경처럼 매우 공감각적 장치로 기능한다.

이제 ‘무녀도’는 셋이다. 산울림, 크랙샷, 추다혜차지스. 세 곡을 플레이리스트에 담고 반복 재생, 무작위 재생 하며 머릿속에서 제멋대로 휘몰아치는 무당의 이미지를 그려봐도 좋고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를 읽어봐도 근사하겠다. 곧 또 한 해를 보내는 계절이 올 것이다. 좀 이른 인사이지만, 칼과 방울 소리에 염원을 실어 악귀를 제대로 물리치는 연말연시 보내시길. 춤과 노래에 담아낼 수 있는 정서와 스토리는 기쁨, 슬픔, 연애, 이별뿐이 결코 아니다. 강신, 기복, 축귀, 신명…. 손에 잡히지 않는 청각 예술 속에 다차원 미로가 있다. 언제든 입장할 수 있는 음악의 미로가 있기에 사는 게 재밌다.

(추다혜차지스의 ‘무녀도’ 발매는 산울림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성사됐다. 산울림은 역사적인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밴드와 멤버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 50곡을 후배 뮤지션과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추다혜차지스의 ‘무녀도’ 이후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가 총출동하는 산울림의 대장정은 이어진다.)

임희윤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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