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김세영 원작 〈타짜〉 시리즈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이야기,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올 추석 관객을 찾는다. 화투에서 포커로, 골방에서 아시아의 큰손들이 모여드는 글로벌 도박판으로 무대를 옮긴 이번 작품은 우정이 어떻게 배신이 되고, 배신이 어떻게 복수가 되는지를 판돈처럼 하나씩 밀어 넣는다.
연출은 〈국가부도의 날〉, 〈인생은 아름다워〉의 최국희 감독이 맡았다. 본능적으로 돈을 몰고 다니는 꾼 장태영 역의 변요한과, 타고난 천재이면서도 늘 한 걸음 뒤에 서 있던 박태영 역의 노재원이 서로를 향해 패를 가른다. 여기에 배신당한 장태영에게 도박과 인생을 가르치는 전설의 도박꾼 곽동욱 역의 조우진, 판을 설계하는 가네코 역의 미요시 아야카, 조중환 역의 윤경호, 장태희 역의 임세미, 그리고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래퍼 스윙스가 합류해 영화의 밀도를 끌어올린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OST는 이 승부의 온도를 그대로 옮겨 담았다. 테이블 위의 화려함과 테이블 아래의 계산, 이겼다고 믿는 순간의 도취와 모든 것을 잃고 난 뒤의 정적. 음악은 판을 설명하지 않고, 인물들 간의 서사와 감정의 호흡을 따라간다.
메인 타이틀 ‘My Turn Now’는 두 태영의 대결을 정면으로 옮겨 놓은 곡이다. 물러설 곳이 없는 자의 선언이자, 다시 시작되는 판의 신호탄. 이 테마는 엔딩크레딧에서 스윙스의 ‘Loyalty’로 다시 태어난다. 스코어의 골격은 그대로 둔 채 자신의 언어와 호흡으로 테마를 재해석한 이 곡은, 영화가 끝난 자리에서 인물들의 의리와 배신을 한 번 더 되짚게 만든다.
‘Jazz on the Edge’와 ‘Swing & Deal’은 프리 재즈의 어법으로 포커라는 게임의 본질에 접근한 트랙이다. 정박을 벗어나는 프레이즈와 예측을 배반하는 진행이 곧 블러핑이고, 딜러의 손끝에서 카드가 미끄러지는 속도가 곧 리듬이 된다. 변칙과 역동, 그 아슬아슬한 경계 위의 사운드.
‘School’은 두 사람에게도 아무것도 걸지 않고 웃던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하게 하는 곡이다. 밴드 사운드로 담아낸 학창 시절의 우정과 유쾌함은, 뒤에 올 파국을 알고 듣는 순간 가장 아픈 자리가 된다.
‘All In or Nothing’은 도박판의 화려함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심리전을 담았다. 판돈이 커질수록 조여드는 호흡, 흔들리는 눈빛,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을 밀어 넣는 순간까지, 승부의 흐름 자체가 하나의 곡이 된다.
‘Master’와 ‘Turning Point’는 베트남에서 곽선생과 함께하며 마주하는 새로운 사건들을 따라간다. 어쿠스틱 베이스의 낮고 단단한 걸음을 중심에 두고, 낯선 공기와 낯선 도시 속에서 스승과 제자가 만들어가는 관계의 변화, 그리고 이야기가 방향을 트는 순간의 기척을 소리로 옮겼다.
‘BLACKJACK FATE’는 운명마저 판돈이 되는 순간을 그린다. 돈도 이름도 다 걸고 나면 마지막에 남는 것은 목숨뿐. 그 앞에서도 손을 거두지 않는 승부사들의 얼굴이 여기 있다.
음악은 〈올빼미〉, 〈공조〉, 〈돈〉, 〈그것만이 내 세상〉과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 〈트리거〉, 〈악연〉, 〈마이 네임〉, 〈인간수업〉 등을 작업해온 황상준 음악감독을 중심으로, 리딩톤 소속 작곡가 박은지, 이태현, 류지연, 이상민, 염승재가 참여해 재즈와 밴드 사운드, 오케스트레이션을 넘나들며 장르적 긴장과 서사의 결을 정교하게 쌓아 올렸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음악은 패를 읽어주지 않는다. 대신 모공을 뚫고 나오려는 식은땀, 숨기려 애쓰는 거친 호흡, 패를 쥔 손의 떨림과, 그 손을 끝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마음을 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