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맑은 날이 더 야속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함께 걷던 거리는 여전히 눈부시고,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정한데
한 사람만 그 풍경 속에서 작별을 준비한다.
‘해줄 수 있는 게 이별뿐이라서’는
사랑하기 때문에 곁에 두고 싶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먼저 손을 놓아야 했던 사람의 이야기이다.
가장 예쁜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 앞에서
손을 잡는 일도, 품에 안는 일도 하지 못한다.
행복하라는 짧은 말조차 목끝에서 삼킨 채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으로 이별을 대신한다.
정이한(더 넛츠)과 B.O.K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주호.는
오래도록 같은 결을 맞춰온 호흡으로
이별의 감정을 크게 터뜨리기보다
차마 꺼내지 못한 말과 오래 남는 여백 속에 담아낸다.
담담하게 흐르는 목소리와 선율은
붙잡지 못했던 순간의 온도를 천천히 되짚어간다.
이 노래에서 이별은 사랑이 사라져서 내리는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깊이 남아 있기에,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사랑이
떠나보내는 일이라고 믿어버린 사람의 선택에 가깝다.
하지만 사람을 보내는 것과
그 사람에게서 떠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도 함께했던 장면들은 쉽게 흐려지지 않고,
남겨진 사람은 그날 미처 건네지 못했던 한마디 곁에서 살아간다.
해줄 수 있었던 것은 이별뿐이었지만,
정작 자신은 그 이별에서 한 걸음도 떠나지 못했다.
‘해줄 수 있는 게 이별뿐이라서’는
보내주는 것까지 사랑이라 믿었던 한 사람이
뒤늦게 깨닫게 된 가장 아픈 모순을 노래한다.
어쩌면 가장 오래 남는 이별은
서로 돌아선 순간이 아니라,
한 사람의 안에서 아직 헤어지지 못한 채
계속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Credit]
Executive producer : PIG Entertainment Co., Ltd., IRON E&M
Lyrics by B.O.K
Composed by B.O.K, 주호
Arranged by DOKO(도코), 준까치(Winter City), 류영근(Winter City), 정인경(Winter City)
Piano by 정인경(Winter City)
Guitar by 준까치(Winter City)
Strings by 정인경(Winter City)
Bass by 준까치(Winter City)
Drum by 류영근(Winter City)
Synthesizer by DOKO(도코)
Vocal : 정이한(더 넛츠)
Session Group : @Winter City
Recorded by DOKO(도코), 사승호 @Winter City
Digital Edited by DOKO(도코) @Winter City, LAS(라스)
Mixed by DOKO(도코) @Winter City, LAS(라스)
Mastered by DOKO(도코) @Winter City, LAS(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