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더영이 다시 부르는 김창훈의 ‘그대여 왜 떠나가나’
-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 일환… 복고와 청량의 십자포화
- 대학가요제로 타임머신 타고 간… 캐치더영의 휘몰아치는 청춘 록
케이팝의 맹위가 무섭다. 근년엔 밴드 음악 바람도 불었다. 그리하여 언젠가부터 아이돌형 밴드, 또는 밴드형 아이돌이 넘쳐난다. 그 가운데 캐치더영의 ‘폼’은 독보적이다. 단적인 예가 지난해 발표한 싱글 ‘The Young Wave’다. 춤도, 노래도 없이 연주뿐인 6분 18초짜리 인스트루멘털 트랙. 그것도 러시, 드림 시어터를 방불케 하는 프로그레시브 록 느낌의 전개였다.
이 미친 아이돌 밴드가 미친 싱어송라이터를 만났다. 김창훈. 산울림 베이시스트로서의 활동을 접고 미국에 훌쩍 건너가 직장 생활을 하던 그는 끓어오르는 창작열을 주체 못했다. 1992년, 결국 로스앤젤레스의 스튜디오에서 현지의 세션 연주자들을 규합해 ‘김창훈 1집’을 제작한다. 거기 실린 마지막 곡이 여기 캐치더영이 재해석한 ‘그대여 왜 떠나가나’다.
사랑에 배신당한 한 남자의 처절한 이별가가 김창훈의 씩씩한 외침에 섞여 앨범 피날레로 장식됐던 트랙. 캐치더영은 마치 그룹명처럼 그 김창훈의 마지막 젊음(young)의 포효를 세월의 바다에서 다시 낚아 올리듯 연주한다. 절도 있고 펑키한 기타와 겹쳐 나오는 예스러운 신시사이저 반복구는 마치 1970, 80년대 대학가요제에 출전한 그룹사운드의 것 같다. 아니, 그 옛 영상을 4K로 복원한 듯 청각적 해상도만큼은 쭉 끌어올렸다. 김창훈이 34년 전 던졌던 여러 아이디어를 캐치해 찰떡같이 업데이트해낸다. 감성은 되레 그보다 더 과거로 보내되 온도와 채도는 선명히 부각한 것이다.
대선배 베이시스트 김창훈 보란 듯이 패기 있게 펄떡이는 베이스기타의 슬랩(slap), 이어서 분출돼 나오는 속주 기타 솔로. 흡사 1980, 90년대 팝 메탈 슈퍼 밴드의 호화로운 뽐내기 후주(後奏) 같다. 현란하다. 그런데 자기들끼리만 즐기는 내적 플렉스(flex)가 아니다. 듣는 이들의 카타르시스까지 뽑아내는 악기들의 서킷, 쾌속의 질주다. 연주의 고해상도에 중첩되는 고어(古語) 같은 노랫말(‘남겨진 마음 어이해/이 밤을 지새우네’)의 보컬. 이 대비도 자못 짜릿하다. 그러니까 이 곡을 고속 촬영 하면, 매 프레임을 장식하는 것들은 그야말로 온고지신의 찰나, 온신지고의 순간의 연쇄일 수밖에는 없다.
(캐치더영의 ‘그대여 왜 떠나가나’ 리메이크는 산울림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성사됐다. 산울림은 역사적인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밴드와 멤버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 50곡을 후배 뮤지션과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캐치더영의 ‘그대여 왜 떠나가나’ 이후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가 총출동하는 산울림의 대장정은 이어진다.)
임희윤 음악평론가
[CREDIT]
그대여 왜 떠나가나
Composed by 김창훈(Kim Changhoon)
Lyrics by 김창훈(Kim Changhoon)
Arranged by Catch The Young(캐치더영)
Recorded by 권동규 (KWON DONGKYU) @ EVERMORE STUDIOS
Mixed by 홍용철 (HONG YONGCHUL) @ EVERMORE STUDIOS
Mastered by Team Velvet 최종호(Choi, Jongho) @ Velvet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