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0이었던 우리는 한순간 서로에게 100이 되었다. 너는 내 중심으로부터 끄트머리까지 구석구석 뻗어나갔다. 마치 나라는 존재의 형상을 네가 새로 그려내는 것처럼. 이제 너의 ‘없음’은 나에게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되었다.
누군가 혹은 무언가 가득 채웠다 떠난 자리는 무척이나 선명하고 거대해서 그 자체로 압도되고 만다. 따라서 비어있음은 너무나도 ‘있음’인 것이다.
[소원]
소원(所願)에서부터 소원(疏遠)에 이르기까지.
나는 영원히 당신의 동경의 대상으로 남는 편이 나았을 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그렇게 애타고 애달팠던 이유도, 온 마음이 나를 향해 기울어있던 이유도 단지 내가 당신에게 닿지 않았기 때문이었음을 나는 왜 미처 알지 못했나.
[억지로]
살면서 다양한 관계와 경험들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 때로는 간절함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는 것. 열망, 갈망, 욕망과 같은 감정들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는 순간, 그 감정 이외의 모든 것들이 흐려지기 시작하는데 그 상태로 무작정 달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
역시 뭐든 자연스럽게 흘러갈 때 가장 탈이 없다. 관계도 마찬가지.
[Credit]
1. 공백(0, 100)
Lyrics by 서지음
Composed by Ondine, 진솔
Arranged by 진솔, Ond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