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아야 잠이 올 텐데 눈을 감으면 오는 어둠과 적막이 괴로워서 시위하듯 밤을 새우던 때가 있었다.
여느 날처럼 깨어있던 어느 새벽. 창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수십만 개의 빗방울이 창문과 대지에 부딪히는 소리. 고요하게 온 세상을 적시는 소리. 슬퍼서 잠들지 못했는데, 깨어있어서 들을 수 있던 빗소리가 선물 같았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순인지.
그래서 새벽에 내리는 비를 노래하기로 했다.
어두운 순간 빛을 밝혀줄 순 없어도 적막을 거둬주는,
제일 혼자인 것 같을 때 조용히 함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