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음반 [야간주행]과 동명의 책을 동시에 발매하며 지난 6년 간의 침묵을 깨고 생존을 알린 정차식이 정규 5집 [밝은 미래]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오는 3월에 전 세계에 공개될 이번 앨범은 과거와 현재의 교집합을 탐색하며, 정차식만의 언어와 목소리로 새롭게 펼쳐질 미래를 예고한다.

부산에서 시작된 그의 음악 여정은 1997년 밴드 ‘레이니 썬(Rainy Sun)‘의 앨범 [Porno Virus] 발매와 함께 본격화되었다. 이후 정규 앨범 네 장을 비롯해 다수의 옴니버스 앨범에 참여하며, 기괴하고 독창적인 밴드로 한국 록 음악 씬 내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했다.

2011년, 정차식은 불과 6개월 간격으로 솔로 데뷔 앨범 [황망한 사내]에 이어 [격동하는 현대사]를 잇달아 발표했고, 이는 한국 인디씬에 다시 한 번 파장을 일으켰다. [황망한 사내]와 [격동하는 현재사]로 2012, 2013 한국대중음악상에서 2년 연속 ‘최우수 록-음반상‘과 ‘올해의 음반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2013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노래상‘, ‘최우수 록 음반상’, 이매진어워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출발을 확실히 알렸다.

이후 국내는 물론, SXSW 페스티벌 K-Pop Night Out, 베를린, 바르샤바 등 유럽과 일본 무대에 서며 국제 무대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왔던 그가 2021년 [야간주행]을 통해 오랜 침묵을 깨고 그간의 불면과 상실의 고통을 가감없이 고백한 글과 음악으로, 이번에는 2022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팝-음반’ 부분에 노미네이트 된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 그러나 여전한 완성도를 보여준 [야간주행] 이후 2년 만인 2024년 3월, 정차식은 그에게 더는 없을 것 같았던 ‘희망’을 대놓고 노래하는 [밝은 미래]로 발랄하게 돌아왔다. 이 최신작은 그가 끊임없이 성장하며 변화하는 아티스트라는 걸 증명하며, 더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향한 그의 무한한 추구를 보여준다.

이번에는 ‘비트’다
정차식은 새 앨범 [밝은 미래]에서 다채로운 비트의 광대한 풍경을 펼쳐보인다.

강렬한 드럼 사운드 위를 넘실대는 아날로그 신스 베이스의 16비트를 타고 ‘도시를 벗어나자’고 외치는 택배 노동자 이야기 ‘Big City Driver’에서 시작해, 80년대 유로댄스풍의 ‘Follow Me’, 몽환적인 댄스발라드 ‘네온사인’으로 이어지는 구성으로 이 앨범의 성격을 선포한다. 정확한 목적지를 향해 망설임 없이 달리는 비트는 북유럽풍의 댄스넘버 ‘Reliever‘, 거침없고 역동적인 ‘Wondering’으로 이어지며, 서퍼들의 몸짓을 닮은 키치한 그루브가 매력적인 ‘Wish Highway’, 추억을 소환하는 ‘호박빌리진’과 어덜트 일렉트로 댄스 스타일의 ‘함부로’, 90년대 모던록을 일렉트로닉하면서도 로맨틱하게 재해석한 ‘라일락’까지 곧장 내달린다. 그런 와중에도 정차식은 트랙의 초중반과 마지막에 의미심장하면서도 때로는 성스럽게 느껴지는 ‘Connect’와 ‘Bird’를 배치하는 탄탄한 구성으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정차식의 앨범들이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번 앨범도 ‘노래‘가 중심에 있고, 비트가 배경을 채워주는 식이다. 노래와 비트로 빚어낸 여백의 공간들은 기타와 신디사이저를 통해 더욱 풍부해지고, 음악이 던지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노래‘에 방점이 찍혀 있지 않았다면 [밝은 미래]는 다소 허술한 음반이 됐을지도 모르지만, 이번 앨범은 수록된 트랙들마다 인상적인 멜로디와 가사가 물흐르듯 녹아들며 최적의 음악적 여정을 안내한다. 비트를 타고 정신없이 달려 도착해보면 그곳에 바로 정차식이 제안하는 ‘밝은 미래’가 마중나와 있을 것이다.

밝은 미래
정차식이 제안하는 [밝은 미래]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80년대 감성을 집약한 음악으로 아련한 향수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이번 앨범을 통해 정차식은 80년대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과 기억에 기반해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돌고도는 시간에 대한 ‘함부로 애틋한’ 마음을 음악 속에 세심하게 담아냈다.

‘잘 살아왔고, 또 잘 살아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정차식의 [밝은 미래]는 단순한 음반을 넘어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자, 자기 자신뿐 아니라 모든 이에게 내일을 향해 계속 가보자는 음악적 격려로 다가설 것이다.

모두 11곡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각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으며, LP로도 제작되어 발매되어 애호가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정차식이 말하고 싶은 [밝은 미래]는 멈추지 않고 자기 자신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의 미래고, 늘 ‘밝은 미래’를 좇는 이에 대한 찬사다.

심각함은 뒤로하고 조금은 가벼워진 그의 마음이 음악으로 치환된 이번 앨범의 마지막 곡 ‘Bird’가 전하듯, 깃털을 달고 푸른 하늘을 날아오르는 [밝은 미래]와 함께하는 모두의 밝고 경쾌한 미래를 응원한다.



아트웍 공현식
자문 노선택, 노디(Noddy Woo), 조인곤, 최창환,임창수,은미향, 준리(Joon Lee), 오지영
연대 구좌사운드 일동,김녕회관,Porest Film,HEIMA
마스터링 신재민(필로스플래닛)
LP제작 LP플렉스(곽창식),정원석
LP구매처 LP플렉스 smartstore.naver.com›lpcollector
뮤직비디오 ‘Big City Driver’
연출 최창환
촬영 최창환,이호철
출현 조인곤
홈페이지 www.youtube.com/@jeongchasik5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