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4집 앨범 [디폴트]는 6번 트랙 ‘디폴트’를 중심으로 전반부, 후반부 구성이 나누어집니다.
주제를 제시하는 1,2번 트랙, 절정과 해체를 맞는 6번 트랙 ‘디폴트’를 지나 엔딩 11번 트랙, 아웃트로 12번 트랙으로 마무리되는 전개입니다.
자조의 에너지로 달려나가는 전반부는 이번 앨범의 정체성과 맞닿은 경쾌한 로큰롤 컨셉으로 시작합니다. 사랑하고 사랑받기에 실패한 화자의 위악적인 정서를 아이러니하게 풀어내고 싶어서 대중들에게 열광적인 사랑을 받던 6~70년대 락밴드들의 사운드를 재해석하며 풀어냈습니다. 빈티지한 코러스 구성, 과감한 하드패닝, 기분 좋은 긴장감과 현장감을 전하는 원테이크 녹음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전반부에서 자신을 펄펄 끓이고 후반부에서는 세공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6번 트랙 ‘디폴트’에서 앨범 전반부의 에너지를 터트리고 나면 선공개 트랙이기도 했던 7번 트랙 ‘칼’로 시작되는 세밀하고 미니멀한 포크 트랙이 이어집니다. 앨범 후반부에서는 스스로 확장한 사랑의 의미를 담습니다. 당신을 위해 싸우고 (칼), 대신 울고 (못 우는데), 살고 싶게 만들고 (호수), 시들어도 가꾸어 가는 (가을 장미) 이야기.
10번 트랙 ‘가을 장미’에서는 불이 타들어가는 앰비언트가 전반적으로 깔립니다. 지금까지 저의 세 장의 정규 앨범에서는 제시한 이야기가 소멸하는 방식으로 엔딩을 맺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태워지는 ‘가을 장미’ 이후에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전반부와 같은 사운드 컨셉으로 돌아왔으나 달라진 화자의 모습입니다. 삶은 눈과 비가 섞여 내리는 것처럼 다양한 시간과 감정이 뒤섞여 있는 이상한 풍경입니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올 것이라는 걸 믿고 이 삶을 조금은 좋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아웃트로 격인 12번 트랙으로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저의 음악은 제 존재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된 것은 나쁜 성질이라는 건 없다는 것입니다. 일단 나를 충분히 느끼고 아파하고, 나 때문에 아팠던 사람들을 공감한다면 자신의 특성으로 다른 이들까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존재들의 슬픔까지 달래다 보면 자신도 치유됩니다. 저와 같은 누군가가 [디폴트]로 동질감과 해방감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작가 노트
낙관과 비관을 내려놓은 상태. 사랑 속에서도 상처가 있음을 인정하고, 어둠 속에서도 빛을 기다릴 수 있는 깨끗한 마음이 우리의 디폴트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이 앨범에 담았습니다. 듣는 이들이 저와 함께 사랑을 다시 배우며 슬프지 않은 혼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2024년 김사월
Track 1.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버려요
밴드 원테이크 녹음
앨범의 정체성과 맞닿은, 이야기의 첫 문을 여는 경쾌한 템포의 로큰롤 넘버
열광적인 사랑을 받던 6~70년대 락밴드들에 대한 동경과 추종심을 담은 사운드
위트와 시니컬
Track 2. 외로워 말아요 눈물을 닦아요
밴드 원테이크 녹음
외로워 보이는 건 자유, 슬퍼서 우는 것도 자유
그러나 외로워 보이는 너는 더 외로워지게 될 겁니다
우는 당신을 위로해 주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렇다고 웃을 수도 없는 당신과 나를 위한 절규
1-2번 곡의 하드 패닝 컨셉이 후반부 클라이맥스에서 드디어 풀 스테레오로 합쳐집니다
Track 6. 디폴트
사랑한다는 말로 대신하던 사랑받고 싶다는 말
이제야 솔직하게 합니다
나도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받고 싶어요
사랑하고 싶기에 사랑받고도 싶습니다
1절과 간주, 2절 벌스 세 부분이 다른 방식과 템포로 녹음되었습니다
2절 프리 코러스부터 밴드 멤버들의 연주가 합류하는 구성입니다
제가 음악을 만들 때 쓰는 도구들을 (미디, 어쿠스틱, 데모, 밴드) 장면에 맞게 사용하면서
포크 음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음악을 해온 저의 서사도 음악 안에 녹여 넣고 싶었어요
밴드 출연부터는 원테이크 녹음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