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선물하는 사이가 있다. 정작 자주 보는 사이도 아닌데 과거의
어느 시점부터 현재까지 주욱 칠판에 길게 선을 그어놓은거 같이
가끔씩 안부 통화 한두통이 전부인 나와 그들의 사이에는 소박한 사는 얘기밖에
공통분모는 없다. 까페를 하거나 포장마차를 하거나 이번은 농부이거나.
이 귀한 경험을 선물로 받아서 카오산로드와 다낭과 고배를 다닌 여행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잠시 여기 음악속에 남겨보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

오사카에서 한시간 버스를 타고 간 고베라는 도시에서 열번의 밤과 낮을
겪으며 오직 한가지 일만을 하는 두 남자는 아침에 같이 커피 한잔을 마시고
농부형은 빠칭코 속으로 나는 거대한 고베의 거리 속으로 빠져든다.
일상의 고독감이나 잔혹감들이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도로시의 토끼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선택과 시간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
살아보니 이만한 빅이벤트가 인생에는 거의 없다.
선택한대로만 살아야 한다는 강박은 언제나 얇은 끈처럼 쉽게 툭하고 끊어질
것이다. 후쿠오카로 타이페이로 방콕과 다낭으로 고베로 가본 나의 신발은
앞으로 여생의 등불로 이 두 단어를 선택한다. <여행>

[Credit]

프로듀서_김마스타
작사,작곡,연주,녹음,믹스_김마스타(FOR MASTERCLASS REC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