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류의 [희망서]
두 번 잠을 자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하루를 이틀로 지내기 위해서요. 이번 앨범은 저에게 그런 존재예요. 두 번이나 잠을 자고 꿈을 꿨던 그 속의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요. 주인공은 요정과 아이들이 나오고요. “속삭인 말들을 기억해 줘요.” 이처럼 내게 건넨 말이 있어요.
Episode 1
시간이 흘렀습니다. 잡을 수가 없어요. 그렇지만 그 안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인해 살고 있고, 어떤 감정은 자꾸 돌아다니고 어떨 땐 제자리에 멈춰서 날 그냥 핑 쓰러트릴 때가 있어요. 이 사실이 마음을 간지럽게 만들어요. 그래서인지 요즘 날씨는 눈치를 보나요. 덕분에 낮이 길어요. 웃는 햇살에 눈이 떠지는 건 어쩔 수 없었어요. 이만큼의 기분은 꽤 오랜만이라 좋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Episode 2
많은 걸 하지 않던 밤. 두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공상을 떠올리면서 홀로 생각을 마시다가 청춘을 비웠고요. 그러다 생각이 인연을 타고 이루어졌던 추운 어느 날, 좋아하는 식당에서 그리운 친구들을 만났어요. 우린 서로 눈빛을 숨기고 대화를 이어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안에 있던 공기의 온도가 우리의 풋풋한 다짐을 데워줬겠죠. “단단한 모래성은 우릴 지켜 줄 거야!” “앞으로 향해 가는 발걸음은 전보다 더 뜨거울 거야!” 먼 훗날 우리의 미래에 지금 하는 말들을 잊지 않게끔 이 앨범에 남겨두고 갈게요. 우리의 삶에서 작고 커다란 동심이 있다면 그건 아마 사랑일 거고, 행운일 테니!
1. 나를 보고 말해요
당신이 너무 바빠서 내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나 싶다가도 서로 바라보고 있지 않았을 때 우리는 연기처럼 닿아있었어요. 그저 당신의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게 왜 이리 어려울까요. 여러 시도 끝에 눈이 마주쳤을 땐 얼마 못 가서 또 눈을 피하고 말아요. 절대 당신이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신의 눈에 빠질까 봐요. 당신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해 있을 때 그 하찮은 고집이 결국엔 핑하고 쓰러졌어요. 헤어 나올 수도 없었고요.
2. 날씨의 요정
걱정이 많은 사람이 한번 마음을 먹으면, 아무 걱정이 없어져요. 우산을 챙기고 나가는 날에는 비가 안 오고, 우산을 안 챙기는 날에는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요. 내가 예고 할 수 있는 순간이 하나도 없다고 느껴질 때 무력함이 자주 찾아와요. 어느 날은 그냥 쫄딱 젖고 말았어요. 포기했을 때 마음은 편해졌지만, 가끔 포기가 잘 안되는 건 빛이 주는 따스함 같은 거요. 이렇게 아무 걱정 없는 내가 더 나을 때가 있어요. 그게 아마 내가 원하던 모습이겠죠. 우리 그냥 지금처럼 날씨 이야기해요.
3. 모래성
모래성을 지으면 그 이름을 붙여줘요. 수많은 모래성 그중에 우리의 모래성이 있어요. 언젠가 부서질까요? 알면서도 우린 쌓았어요. 부서지면 뭐 어때요. 계속 쌓아 올려요. 아마 더 단단해질 거예요. 이미 거대해져 버린 사구 속에 우리는 살고 있어요. 한 움큼 쥐었던 모래알이 흘러내린 곳에 우리는 모래성을 다시 세웁니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말하기 힘들어요.
4. 푸른 공상
강렬했던 순간의 빛은 우릴 살아가게 만들어요. 푸른 하늘과 빛이 만났을 때 비로소 청춘이 되었고, 반짝이는 한마디가 가벼워 참지 못했을 때 우린 사랑과 이별을 하고 그리운 손짓으로 달도 쏟아지게 했어요. 이 모든 건 공상이고 이건 나의 일상이에요. 눈이 떠지는 아침에 새는 날다가도 땅에서 쉴 수가 있는데 왜 나는 날지를 못할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섬광은 번뜩 빛났고 재빨리 기록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