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죽한 입담과 지독한 풍자, 놀라운 실험정신과 날카로운 도전의식으로 충만한 이 음반이 ‘불법’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낡디 낡은 윤리학과 체제수호의 미학이 쳐 놓은 견고한 그물망을 뚫고 새로운 가치와 미학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자는 싸움에서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은 그 싸움의 과정에 쏘아 올려진 가장 위력적이고 날카로운 화살이었고, 가장 환하게 빛나는 불꽃이었다. 80년대의 전 역사를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쉽게 괄호쳐 버리는 세태 속에서 정태춘의 걸걸한 목소리는 문득 우리를 수년 전의 그 뜨겁던 가슴으로 되돌려 놓는다. 그리고 어느 틈엔가 투박한 세상사에 휩쓸리면서 펑퍼짐해져 버린 우리의 의식을 날카롭게 찔러온다.
1990년 발매 되었던 [아, 대한민국...] 이 음반은 1996년에서야 ‘불법’의 딱지를 떼고 발매 후 햇수로 7년만인 1997년 재 발매되어 당당히 대중을 찾아왔다. 이것은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의 문화사적 사건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 음반의 역사적인 복원은 단순히 음반에 대한 정부의 사전 검열 제도 철폐의 기념비로서가 아니라, 새롭게 시작해야 할 ‘새로운 노래와 삶의 미래’를 향한 출발로서 새겨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음반은 2007년 8월 경향신문과 음악전문 웹진 가슴네트워크가 공동 기획하고 웹진이 선정한 대중음악 100대 명반 중 80위에 선정되며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사랑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