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걷다 보면 이상한 마음들이 부풀어 올라서, 이 마음들이 두서없이 새어나가 버릴까 온몸에 힘을 주게 된다.나의 마음을 아무런 훼손 없이 너에게 꺼내 보여주고 싶지만 마음을 담을 마땅한 말을 고르지 못해 결국 다시 삼켜버린다. 곧 비가 오고 우리는 또다시 사랑에 빠지겠지만, 나는 너와 걷는 이 숲이 항상 새롭다.
매번 처음 사랑에 빠지는 너의 표정은 어떤 표현으로도 정의 내리고 싶지 않아서, 너의 잔상이 그저 오래 남길 바라는 마음에 계속해서 너를 바라보게 된다.
2. 소나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우리는 손을 잡고 비를 피할 곳을 찾아 뛰기 시작했다.
3. 오두막
오늘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면 무얼 하고 싶냐는 너의 질문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너와 있고 싶다고 답했다.
4. 모래성
너와 이야기하며 걷다 보면 어느샌가 모르는 곳에 와있다. 오늘 우리는 처음 보는 바닷가에 도착했고, 너는 돌아가는 길에 대해 생각하는 나를 이끌고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을 걷기 시작했다. 모래밭 위에 우리의 불규칙한 보폭들이 점선이 되어 수놓아지고, 나는 문득 불안해질 때면 우리를 든든하게 쫓아와 주는 발자국들을 돌아보았다.
나는 다 알면서도 항상 불안하다. 그래서 나에게 사랑을 설명하라 한다면, 끈적하게 섞여 있는 많은 감정들을 하나씩 서툴게 꺼내 보려 하다가 결국 다 쏟아버린다.
5. 그럴 수 있는 거잖아
사랑하는 마음은 항상 변한다. 하루하루 조금씩 변해간다. 그것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순간의 감정은 영원하지 않고 항상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서 이따금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리고 어느새 너에게는 기다림이 사라져있었다.
6. 간이역
어느 여름날 너를 이곳에서 처음 만났다. 매번 이 기차를 타러 오게 될걸 알면서도 너와의 이별은 언제나 익숙하지 않아서 이번에도 역시 제대로 떠날 채비를 못한 채 이곳에 왔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난 아직도 이 역의 이름을 모른 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7. 파노라마
이렇게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낯설고 신기하다. 지나가는 모든 시간들 사이에는 너와 함께한 장면들이 빼곡하고, 나의 종착지는 이번에도 역시 같은 곳이다.
나는 다시 모든 걸 겪어야 한다 해도
처음으로 돌아가 너를 사랑할 거야.
너의 삶 모든 장면에 내가 있을게.
[CREDIT]
1. 산책 (feat. 진동욱)
Words 권지윤, 진동욱
Music 권지윤, 진동욱
Arranged by hoiwave, 권지윤
Produced by 권지윤
Mastered by 권남우 @821sound
Recorded & Directed by 권지윤 @Ziyoon’s studio
Artwork Drawing 김지수
Artwork Editing 윤다은
Album Design 윤다은
Music Video 이경돈 @tjoffkoongstud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