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절기생으로 살다가 정인에게 버림을 받고, 그에 대한 대가처럼 복권되어 양반으로 돌아간 묘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하릴없이 떠돌던 그녀는 우연한 기회로 송도의 한 객주에게 의술을 배우게 되고, 그를 기반으로 한양으로 돌아와 빈민촌에서 의술을 펼치며 살아간다. 그런 그녀를 두고 여인으로 환생한 화타라고까지 하는데. 그런 그녀의 소문을 알음알음 듣게 된 혜민서의 의관인, 신혁은 혹시 하는 마음에 빈민촌으로 찾아가고, 그곳에서 제 아픈 손도 모른 척하며 사람들을 돌보는 묘운과 해후한다. 그리고 그동안 외면해 더 엉망이 된 오른손을 치료해 주겠다며 혜민서로 찾아올 것을 명하고, 그 일을 기점으로 묘운은 제 양반 신분을 감춘 채 혜민서에서 일하기 시작하는데……. “……제가 환자를 돌볼 일손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것이지?” “아닙니다. 제대로 들으신 것입니다. 저는, 혜민서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것은 아니 될 일이다!” “어찌하여 안 된다고 하시는 것이옵니까? 부족하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일손, 제가 되어 드리고 싶다는데 왜 안 된다고 하시는 것이옵니까?” “이유야 당연하지 않느냐. 너는 양반이다. 지금 네 말을 유추해 보자면, 약방기생으로 자주 불려 가는 우리 의녀님들을 대신하여 네가 혜민서의 의녀 노릇을 하겠다는 말 같은데, 그건 절대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의녀가 되겠다고 말한 적 없습니다.” “그럼, 의과를 보고 뽑힌 의관들을 대신하여 네가 의원 노릇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그런 말도 한 적 없습니다.” “그럼! 도대체 이런 말을 하는 저의가 무엇이냐?” “저의 따윈 없습니다. 그저…….” “그저, 다음에 무슨 말을 더 하고 싶은 것이냐?” “……함께, 걷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들었습니다.”
<작가 소개> - 김한나(석류알갱) 도달할 목표만 있다면 거북이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조금은 엉뚱한 사람. 느릿느릿 가다 보면 언젠가는 내 글에 나만이 낼 수 있는 향기가 온전히 입혀질 거라고 생각하는 낙천주의자.
수절기생으로 살다가 정인에게 버림을 받고, 그에 대한 대가처럼 복권되어 양반으로 돌아간 묘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하릴없이 떠돌던 그녀는 우연한 기회로 송도의 한 객주에게 의술을 배우게 되고, 그를 기반으로 한양으로 돌아와 빈민촌에서 의술을 펼치며 살아간다. 그런 그녀를 두고 여인으로 환생한 화타라고까지 하는데. 그런 그녀의 소문을 알음알음 듣게 된 혜민서의 의관인, 신혁은 혹시 하는 마음에 빈민촌으로 찾아가고, 그곳에서 제 아픈 손도 모른 척하며 사람들을 돌보는 묘운과 해후한다. 그리고 그동안 외면해 더 엉망이 된 오른손을 치료해 주겠다며 혜민서로 찾아올 것을 명하고, 그 일을 기점으로 묘운은 제 양반 신분을 감춘 채 혜민서에서 일하기 시작하는데……. “……제가 환자를 돌볼 일손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것이지?” “아닙니다. 제대로 들으신 것입니다. 저는, 혜민서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것은 아니 될 일이다!” “어찌하여 안 된다고 하시는 것이옵니까? 부족하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일손, 제가 되어 드리고 싶다는데 왜 안 된다고 하시는 것이옵니까?” “이유야 당연하지 않느냐. 너는 양반이다. 지금 네 말을 유추해 보자면, 약방기생으로 자주 불려 가는 우리 의녀님들을 대신하여 네가 혜민서의 의녀 노릇을 하겠다는 말 같은데, 그건 절대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의녀가 되겠다고 말한 적 없습니다.” “그럼, 의과를 보고 뽑힌 의관들을 대신하여 네가 의원 노릇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그런 말도 한 적 없습니다.” “그럼! 도대체 이런 말을 하는 저의가 무엇이냐?” “저의 따윈 없습니다. 그저…….” “그저, 다음에 무슨 말을 더 하고 싶은 것이냐?” “……함께, 걷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들었습니다.”
<작가 소개> - 김한나(석류알갱) 도달할 목표만 있다면 거북이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조금은 엉뚱한 사람. 느릿느릿 가다 보면 언젠가는 내 글에 나만이 낼 수 있는 향기가 온전히 입혀질 거라고 생각하는 낙천주의자.